엥겔스는 자신이 마르크스보다 못한 파트너라고 말했지만, 사실상 칼 마르크스의 사상을 대중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자신의 뛰어난 파트너(마르크스)보다 더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또 마르크스 자신도 엥겔스의 몇몇 저서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고 했을 정도로 그는 자신만의 확고한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은 그동안 마르크스라는 무게감에 눌려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엥겔스의 사상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피고 있다.

언뜻 엥겔스와 마르크스 사이에서 사상의 차이를 발견하기란 어려울 듯 하지만 저자는 '엥겔스의 주석은 마르크스의 텍스트로부터 철저하게 분리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전제 하에서 바라보면 두 사람의 사회과학에 대한 접근방법, 그리고 정치사상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

저자는 이 같은 맥락에서 마르크스의 저서에 대한 엥겔스의 주석과 마르크스의 본래 의도, 엥겔스의 견해에 대한 후대의 주석, 그리고 그것이 후대의 마르크스 해석과 마르크스 정치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엥겔스 사상의 핵심을 파악하고자 한다. 분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엥겔스라는 사상가에 대해 친절하고 명쾌한 설명을 담은 점이 특징. 부록으로 국내 출판된 엥겔스 관련 서적들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