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 - 책상태는 좋으나 약간 한쪽으로 쏠린 경향이 있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엄마 작가 네 명이 '엄마'에 대한 기억과 단상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모든 이에게 엄마는 늘 그리움의 대상이다. 살아가는 게 힘들 때면 이름 부르는 것만으로 목이 메이고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한다.

이 책에는 자식들이 엄마에게 갖는 미안함과 고마움, 애틋함과, 엄마의 입장에서 자식을 바라보는 든든함과 서운함 같은 일상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버지의 기름공장이 문을 닫아 궁핍의 한가운데 있던 집안 사정을 모른 척하고 화실에 보내달라고 악을 쓰다 결국 엄마의 눈물을 보고야 말았던 딸이 전하는 후회', '따순 밥 짓고 따순 국 끓이고 생선이라도 한 마리 구워 든든하게 밥을 먹여 학교에 보내고 나면 안 먹어도 배부른 느낌'이라는 엄마의 사랑이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1장은 엄마의 손과 등 같은 신체 일부와 회초리, 카네이션의 상징을 통해 지난 시기 엄마의 모습을 정서적으로 풀어냈고,(김수영) 2장은 신화와 역사에 등장하는 엄마를 통해 엄마의 다양한 모습을 살폈다.(김별아) 인간과 다르지 않은 지극한 모성의 상징 테메테르와 레토, 자식 자랑이 지나쳐 그 자식들을 잃고 마는 니오베와 카시오페이아의 이야기,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엄마 이브의 심정을 헤아려보기도 한다.

3장은 '올가미', '어둠 속의 댄서' 등의 영화, <마요네즈>와 <어머니> 책 속에 등장하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 모성을 재조명했다.(공선옥) 마지막 4장은 미시족과 슈퍼우먼 콤플렉스, 일하는 엄마와 여러 가지 이유로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 등의 주제를 통해 새로워진 현대의 어머니상과 가족의 모습을 살펴본다.(윤효)

각각의 글들에 사진작가 최민식 씨가 195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별로 찍어온 엄마의 모습을 화보로 덧붙였다. 50여년에 걸쳐 변화해온 엄마의 모습을 대략적으로 훑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