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 - 본문에 연필 밑줄 4-5곳 있으나 상태는 좋음

모든 껍데기 사람 앞에 던지는 날카로운 비수 같은 에세이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얽혀 있는 동시대인들의 다양한 사랑의 풍속도와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개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사랑의 의미와 삶의 방향을 모색케하는 무라카미 류의 에세이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각자 하나씩, 또는 그 이상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 사랑. 무라카미 류는 그 흔한 사랑을 하는 데에도 자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첫번째 자격 조건은 바로 정신적, 경제적 '자립'이다. 자립하지 못한 이의 사랑은 필연적으로 다른 이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응석을 부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류는 '상대방에게 잘해 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의지하지 말며, 혼자 있을 때에도 충만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류 사회에서 한 발 비껴서 언더그라운드 정신을 지키려 노력해온 저자 무라카미 류는 일본사회의 독특한 문화에 대해서도 곳곳에서 일침을 가한다. 연애라는 극히 개인적인 행위도 집단 논리에 사로잡혀 있는 연인들(단체로 여행 온 수십쌍의 신혼 부부들을 보고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는 류), 자립하지 못한 인간들의 조합(원조교제에 뛰어든 여고생과 돈 많은 아저씨) 등에 대한 류의 따끔한 비판은 한국 사회에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듯하다.

이 책은 세상에 수 없이 떠도는'사랑에 대한 달콤한 거짓말들'에 속지 말고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터득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