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의 수수께끼'의 저자 주강현 박사가 흑산도에서 북쪽 가도까지 황해 50여 섬을 누비고 다니며 건져올린, 황금조기의 슬픈 연대기.

수억 마리의 조기떼가 토해내는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만선의 꿈을 실은 수천 척의 배가 조기의 신에게 경배하던 광경을 본 적이 있는가?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이 조기 울음소리를 기록하고 있다. 불과 20-39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수천 척의 배가 연평도 앞바다에 모여 섬의 굿당을 향해 출어 고사를 지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기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고, 수천 척의 배가 경배하... 더보기

'우리문화의 수수께끼'의 저자 주강현 박사가 흑산도에서 북쪽 가도까지 황해 50여 섬을 누비고 다니며 건져올린, 황금조기의 슬픈 연대기.

수억 마리의 조기떼가 토해내는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만선의 꿈을 실은 수천 척의 배가 조기의 신에게 경배하던 광경을 본 적이 있는가?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이 조기 울음소리를 기록하고 있다. 불과 20-39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수천 척의 배가 연평도 앞바다에 모여 섬의 굿당을 향해 출어 고사를 지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기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고, 수천 척의 배가 경배하는 광경도 볼 수 없다. 그 많던 조기떼는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바로 사라진 조기를 찾는 작업이 이 책의 출발점이고 조기의 행로를 따라 남쪽 흑산도에서 북쪽 가도까지 조기의 흔적들을 찾는 작업이 계속된다. 그 여정은 조기를 찾는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조기가 황해의 강자로 떠올랐을 때의 역사의 풍경도 함께 한다.

연평도 앞바다의 배들. 그들은 굿당의 임경업 장군에게 풍어를 이루게 해달라고 고사를 지낸 것이다. 역사 속에서 임경업은 역적 혐의로 죽음을 당한다. 그런데도 민증들은 그를 신으로 받든다. 황해의 섬들마다 그를 기리는 당집을 만들고 그의 영정을 그려 붙이고 풍어를 기원한다. 임경업은 어떻게 역적에서 민중의 신, 조기의 신으로 재생할 수 있었을까? 민중이 그에게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조기가 다시 황해를 가득 메울 날은 언제일까?

이런 의문과 답들.
그래서 이 책은 조기의 연대기와 어우러진 역사와 신화까지 다루고 있는 아주 특이한 인문학서이다. 또한 황해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재조명하고 있는 교양 황해사라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