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새책)

로버트 콕스는 진보적인 국제정치학을 정초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한 국제정치학자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그는 미국과 시장 자본주의의 주도하에 세계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상이한 문화와 사고방식을 지닌 다수의 문명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면서 보편적 가치를 위해 영향을 주고받는 세계상을 모색한다.

책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드러난 세 편의 논문과 9.11 이후의 현실에 대한 콕스의 예리한 시각을 살펴볼 수 있는 옮긴이와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첫 번째 논문 '비판적 정치경제학'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정립된 콕스의 지구 정치경제학 방법론의 핵심 개념과 문제틀을 간명하게 요약한 글이다.

나머지 두 편의 논문은 1990년대 말 콕스의 지적 편력의 한 매듭을 보여주는 글들로서, 하나는 '시민 사회', 다른 하나는 '문명'이라는 개념과 화두를 중심으로 지구적 차원에서의 상호 주관성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