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3천년 경 이집트 인들이 돛을 발명해낸 이래로 배는 인류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고대인들은 배를 타고 탐험, 전쟁, 무역 등을 수행했고, 이를 위해 갈대를 엮어 만든 뗏목, 가죽주머니 혹은 단지 같은 아주 소박한 것에서 출발해 좀더 빠르고 효율적인 배를 만들어냈다.

배 발전사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는 해양 고고학자들이 발견해낸 여러 가지 사실들과 최근의 배 복원작업을 바탕으로, 고대 시대에 배를 만들고 사용한 방식들을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책은 원시적인 배들에서 그리스의 막강한 트라이림 전함, 로마 시대의 거대한 상선들, 바이킹의 날렵한 갤리 선에 이르기까지 배의 다양한 발전사들을 자세하게 추적하고 있다.

배에 관해 주로 기술사적인 접근을 하고 있어, 문화사적인 측면을 기대한 이라면 다소 실망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대의 문자기록, 해전과 무역 등에 관한 그림과 조각들을 다양하게 동원하며 고대의 배와 항해의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려낸 점은 이 책의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