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 - 낙서, 밑줄 없이 상태 좋고 깔끔함

'밥은 삶이며 정서이다. 밥은 추상이 아니다. 목구멍으로 먹이가 넘어가는 질감은 삶의 근원정서이다. 그래서 밥은 절박하고도 간절하다.' 소설가 김훈의 발문이 썩 인상적이다. 그 옛날 누군가와 먹었던 밥 한끼의 추억 하나 지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시도 쓰고 소설도 쓰는 원재훈이 자신의 추억담을 재료삼아, 맛깔나는 이야기책을 펴냈다. 그의 기억 속에 소중히 자리한 밥상 앞으로...

'삶은 무조건 따스하고 행복은 가까이 있는 것'이라고 달콤히 속삭이지 않는다. 삶이라는 것이 때로는 비릿하기도 하고 우습게 여겨지기도 하며 때로는 눈물나게 따뜻하기도 하다는 것. 음식과 함께 한 순간을 잡아채어 우리 앞에 돌려세울뿐. 이야기 안에 존재하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빚어대는 풍경이 그야말로 아름답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나치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따뜻한 음식 한 그릇을 매개로 풀어내는 산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