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현실에 밀착한 작가의식을 옹호하는 비평을 선보여온 구중서 선생의 자선 평론집.

 

순수-참여논쟁이 활발하게 전개되던 1960,70년대 비평계의 현황을 보여주는 평문을 비롯해, 지은이의 40여년 평론활동을 결산하는 대표평문 21편을 수록했다.

지은이가 비평활동을 시작한 60년대는 4.19혁명과 5.16군사쿠데타의 충격 속에서 자유와 개인의 발견, 부패한 현실정치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식, 50년대 전후문학의 폐쇄성과 허무주의 극복 등이 다양한 문학적 경향으로 분출하던 시기였다. 1부 '한국문학사 전통연결론'과 2부 '70년대 비평문학의 현황'은 첨예한 논쟁을 벌이던 당시 평단 상황과 지은이가 생각하는 한국적 리얼리즘상(像)이 잘 드러나는 글들이다.

'작가의 역사적 지성', '현실의식을 바탕으로 한 문학적 가치 창조'는 구중서의 일관된 비평의 척도였다. 그는 이런 기준에서 김수영, 신동엽, 신경림, 김정한 등의 작품세계를 옹호했고, 천상병, 구상, 김병걸, 박봉우, 박인환 등의 소박한 낭만주의와 휴머니즘을 조명했다. 천운영, 박민규, 이만교 등의 단편들을 고찰한 이 책의 3부 '필요없음을 위하여'나 '사회적 상상력의 회복을 위하여'에서도 이러한 믿음이 여실히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