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류 - 정영 시집 - 초판 (알시12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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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설명
문학과지성 시인선 462권. 2000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 정영이 시집 <평일의 고해> 이후 9년 만에 출간한 두번째 시집. 평범하고 관습적인 일상의 이면, 생의 불협화음, 타인 쪽으로 기운 시선을 단단한 시어로 옮겨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숨을 참을수록 비참'해지는, '말하고 싶은 게 생겨났기에 더더욱 알 수 없어지는' 생의 비밀을 지긋이 견디듯 곱씹는다.
정영 특유의 '정주하지 않는 자의 허랑하고 내밀한, 그래서 도처에서 외로워지고 도처에서 고양되는 심리의 파동들'이 3부로 나눠 묶인 마흔한 편의 시에 이어지는 가운데 '스스로를 놓아버리려는 여유와 스스로를 되찾아 삶을 다시 추스르려는 절박함'이 한데 뒤섞여 있다.
시집 해설을 쓴 시인 강정은 '천변에 버려진 식은 몸'을 어느 울울한 저녁 식탁에 고기로 다져 독기와 사랑으로 범벅된 가족의 입 속에 떠 넣어주려는 심사가 정영 시의 기본 정서임을 상기시킨다. 그립기에 버리고 측은하기에 다시 주워 먹는 삶의 모순. 먹고 먹힘의 자연적 인과가 내포한 인간 감정의 미묘함. 마치 '최초의 유혹처럼' 집 밖 길 위에서 오랫동안 계속된 '아픈 잠'을 치러가며 얻은 삶의 거룩함이자 값진 성찰이다.
첫 시집 말미에 "당신도 나도 살아가는 동안 참 많은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던 시인은 이렇게, 차마 말을 잇지 못할 만큼 참담한 시간의 연속과 그래서 어느 때보다 위무가 절실한 지금 여기에 다시 우리 곁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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