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자들의 생명력 넘치는 세계를 그려온 문성해 시인의 첫 시집. 타인에 대한 애틋한 연민이 단연 돋보인다. 중심에서 너무 멀어져 변방의 그늘에 내던져진 이웃들의 삶을 중앙으로 데려와, 따듯한 연민의 빛으로 감싸는 시편들을 수록했다.

이처럼 연민을 기본 정서로 삼는 시인의 관찰에는 가난한 자들이 부자들을 먹여살리는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그러나 더 부각되는 것은 소외된 자들이 가진 끈질긴 생명력. 시집 곳곳에서 연약함이 결국 강함을 뚫고 나오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