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의 국가성격, 부마항쟁, 2000년 대선, 민주노동당,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반세계화 투쟁, 박정희 향수와 한국 정치의 발전 방향 등 학계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대표해온 손호철 교수가 한국 정치의 다양한 쟁점들을 나름의 시각으로 분석한 책.

미군기지 이전, 한미 FTA, 미국의 북한 인권법안, 새만금, 지역주의, 권력구조 개편, 양극화 논쟁, 공무원 노조, 비정규직과 이주 노동자 문제... 지은이는 정치, 사회적 과제들이 비등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징후로 보이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한국이 아직까지 '97년 체제'에 발목 잡혀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97년 체제' 란 국가보안법으로 대표되는 단순한 극우반공체제인 48년 체제, 쿠데타와 개발독재로 상징되는 61년 체제, 61년 체제의 정치적 부분(군부독재)를 해체한 87년 체제에 이어 국가주도형 정치경제 체제를 해체한 이후의 체제로, 신유주의 경제정책과 신자유주의 보수연합을 두 축으로 한다.

책은 양극화와 차별, 그리고 민주주의 위기가 97년 체제를 숙주로 해서 자라나고 있는 만큼, 97년 체제를 해체하는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적 개혁을 완성하고, 민중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정치적·사회경제적 차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요컨데, 이 책은 해방 60년 한국 현대사의 모순이 응축된 97년 체제를 재검토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